메르스 정말 신경 쓰여
메르스 정말 신경 쓰여
좀 늦은 오후에 밖을 나갔다. 사람들 마스크가 유달리 늘었다 싶었다.
그래도 화창하고 거리 가로수를 초록이 넘실되고 넝쿨 장미와 활짝 핀 꽃들이 보기만 좋았다.
낮은 길어지고 벌써 이른 초여름이 너무 빨리 온 것 같았다. 신문과 방송을 포털로 흩어보고 관심을 끄는 것은 없이 일을 시작하려고 했다.
아이는 날 보자 마자 안방으로 숨어 버렸다. 아이 방은 금방 수업이 끝났고 정리하고 나가는 선생님과 간단히 인사를 했다. 의자 책상에서 두 사람이 있었다. 나는 바닥에서 앉아서 하는데 책상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리고 책을 찾으니 또 찾아야만 했다. 요즘 이 녀석이 하기 싫은지 회피반응이 분명하게 확증이 되었다.
계속 혼자서 준비하고 그냥 조용히 하고 있었다. 좀 쉴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러니하고 마음 먹고 있으니 퍼벅버벅 마른 맨 발소리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고는 자기 침대로 쏙 기어올라가는 것이다. 벌써 기다란 놈의 발이 내 발만 했다. 그 발을 잡고 침대 밑으로 끌어내렸다.
책상 어디 있어?
몰라요. 아이스크림 마지막을 입에 쏙 넣고 말이다.
그래서 옆 방에 책상을 찾아 펼쳤다. 그리고 이 놈이 하는 말.
언제 끝나요?
잘하면 일찍 끝나지?
……
여기 제대로 하고, 질문 잘 하면 오늘은 일찍 끝난다. 오늘 너무 더워서 끝나야겠다.
그렇게 시작하고
왜 그런지 물었는데 책 내용 중간이 빈 것이다. 안읽어놓았나 싶었다. 그래서 책에서 찾아봐 하려다가 찾아주고 읽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알겠다고 하고 엉뚱한 것을 읽고는 이어지지 않는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얘가 힘들어 하는 것도 알겠고 이 부분이 잘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전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바로 엎드려 버린다. 선생님 좀 자고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잠들어 버린 것이다. 그냥 두니 지친 듯이 잠에 골아떨어져 버렸다. 그냥 둘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아이가 틀어놓은 에어콘은 아이를 새우등처럼 굽게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어콘을 끄고 이불을 얼굴까지 올려 덮어 주고 얼굴이 보이게 얼굴 앞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십여분이 지났다.
서서히 깰 수 있게 이불을 걷어 침대로 올렸다. 선 잠에서 "야 호흡이 중요하다. 숨을 길게 쉬어 봐." 내가 길게 쉬고 있으니 자기도 길게 쉬더니 그리고 또 자는 척을 한다. 그러니 이제는 기도하는 자세로 자는 것이다. 그래도 몸을 세우라고 벼게를 바닥 밑으로 밀어넣어 주었다.
그리고는 부릅끌고 몸을 바로 세웠다. 그래서 손을 잡고 기지개를 펴게 했다. 그리고 위로 세우니 저절로 기지개를 하고 잠을 깨웠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고는 "빨리 끝내 주세요." 한다." 이제까지 자고서는 빨리 끝내주자고 하면 빨리 끝내냐? 집중해서 해서 하면 빨리 끝나니 정신 날 때 빨리하자."
아까 막힌 부분을 이번에는 그냥 잘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체력이 너무 약하고 요즘 공부하기 싫어서 춤추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공부하다가 잘못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읽어내면 춤말고도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지."
이제 좀 하고자하는 몸가짐이 되었는지 달라붙어 시작했다. 나는 에어콘을 끄고 싶었다. 이제 추웠기 때문이다. 그럼 이 녀석은 체력이 바닥이라서 잠을 또 잘 것이다. 오히려 나는 에어콘을 차갑게 나오게 하고 이불로 아이를 덮어주었다. 찬 바람이 머리를 맑게 해주고 몸은 따듯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다 끝내고, 어머니와 긴 상담을 했다. 요즘 책을 잘 안 읽고 집중력도 부족하고 동생보다 남을 이해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매번 아이들은 잘 하다가도 잘 못할 때가 있다. 어른도 둔하고예민할 때를 얘기해 주고, 자기 에너지가 있으면 예민하게 똑똑해지고, 에너지가 부족하면 힘들어서 회피하니깐 쉬게 해 주고 중간중간에 쉬고 호흡이 필요한 것을 조절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상담을 했다. 산만해짐과 집중 못하는 것까지 얘기하다 보니 좀 길어졌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다. 진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재채기가 나왔다. 전철을 타려니 메르스가 신경이 쓰였다. 그냥 기침만 해도 불편해 질 것이 뻔 했다. 그래서 역 주변에서 좋은 방법을 선택했다. 커피를 마셔야겠다 싶어 자판기를 찾았다. 자판기에 만원짜리가 들어가지 않는 걸 지갑 보고 알았다. 그래서 다시 살펴보니 토스트 가게가 보였다. 그런데 마지막 토스트이었다. 벌써 가게가 닫힐 시간이면 안되겠다 싶어 뭐 또 따듯한 것이 없나 살펴보았다. 커피가 되냐고 하니 커피를 내려주었다. 제법 뜨거웠다. 전철에 늦지 않게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려 하니 뜨거워서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도 뚜컹을 닫고 전철을 타려고 하니 간간히 마스크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전철이 도착하고 전철을 탔다. 전보다 탈 공간이 조금 더 있어서 서로 밀치는 정도는 아니었다. 전철 안에는 두 마스크가 바로 보였다. 전철 안에는 에어콘도 찬 바람도 나오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내 몸의 체온을 높이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아직도 커피 컵은 너무 뜨거웠다. 손에서 손으로 옮기고 컵 밑과 위를 잡고하다가 컵을 내 배에다 갔다놓았다. 따듯한 느낌에 배에 전달되니 전철 안에서 재체기를 할 이유는 없게 되었다. 긴 한 역까지 가는데 전철 안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것이다. 정말 드문 일이 생겼다. 전철 차량과 차량 사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역에 도착하니 문 앞에 공익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왜 왔냐고 하니 신고가 왔다고 한다. 그래서 내렸다가 다시 같이 타면서 구경하고 싶어졌다. 차량 사이 문을 열어 제치니 삼십대 두 명이 서로 친구인 것 같은 청년이 둘이 있었다. 한 명은 앉아 있었고 얼굴은 붉은 빛이 감돌아 있었고 탈모가 붉은 머리살도 붉게 보이게 했다. 약간 취끼가 있어 보였다. 공익과 추가 역무원이 와서 무조건 두 사람을 내리게 하고, 그 붉은 얼굴은 다다음 역에서 내려야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역무원이 무전으로 전철을 출발 시켰다. 이 광경을 지켜 볼 위치에 젊은 처녀들은 참 시기한지 이상한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할머니는 급하게 짐을 들고 전철을 타면서 사람들을 둔하게 밀쳤다. 불필요한 밀침이지만 아무 반응은 없었다. 좀 힘들고 지친 모습이었다. 그 할머니는 무슨 일인가 주변을 살폈고, 처음 담배 냄새가 난다고 한 키작은 탈모 아저씨는 그 할머니를 뒤에서 보고 있었다. 좌석에서 앉은 60대 할아버지는 이 상황을 설명하고 싶은지 관객없는 목소리를 내었다가 말았다.
무엇인가 있을 것 같고 있으면 큰 일이 날 것 같은 하루지만 크게 아무 일도 없었다. 전철 안에서 할머니가 밀쳐서 불필요하게 커피가 내 손에 좀 흘렸어도 이 일은 내 사정이고 설탕을 넣지않아 끈적끈적 하지 않아 다행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계속 사람과 사람들은 메르스를 신경 쓰게 하고 있고, 지금도 지금을 지내야할 일들이 지나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메르스는 정말 신경 쓰인다. 사람들이 필요없는 것에 신경을 쓰게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