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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vs거름

우태닝 2015. 6. 12. 13:35

쌀Vs거름

 

사람에게 쌀이 더 중요할까요? 거름이 더 중요할까요?

 

필요하기는 다 사람에 필요하다. 지금 당장은 쌀이 더 필요하다. 쌀로 밥을 해서 먹을 수 있기때문이다. 거름은 둘 곳도 없고 냄새와 파리와 오물 덩어리라 오히려 버려야 한다.

 

治人事天 莫若嗇 치인사천 막약색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데 농부만 한 좋은 비유는 없다. 마지막에 색자를 농부로 해석한다.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농부에게 쌀 한 톨은 일년내내 물과 바람과 햇빛을 이기고 땀과 노동으로 가족과 이웃을 위한 댓가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농부는 쌀 한 톨도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과거 보릿고개가 있어 굶주리고 죽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 쌀 한 톨은 더더욱 값진 것이 된다.

가난한 집에서는 이 춘궁기가 되면 쌀을 빌리러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쌀을 빌려줘도 절대로 빌려주면 안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거름이다. 농부에게는 쌀보다 거름이 더 소중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거름은 그 해 농사뿐만 아니라 다른 해 농사에도 필요한 것이 거름이기 때문이다. 거름은 한 해만 삭혀놓는 것이 아니다. 이 삭혀 발효된 거름은 땅을 비옥하게 하고 농작물을 튼실하게 잘 자라게 한다. 당연히 농작물도 많아지고 쌀도 더 많이 얻게 되는 것은 다 거름 덕분인 것이다. 거름은 또 다른 거름으로 만든다. 술과 낙엽뿐 아니라 타작하고 남은 볏단과 콩대와 수숫대 등을 모두 거름으로 만든다. 이 거름은 소와 돼지 등 가축의 똥뿐만 아니라 인분으로 거름을 만든다.

 

참으로 더럽고 지독하게 냄새가 나는 일이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식사 때가 되면 인심이 좋아 같이 식사를 하곤 했다. 그러나 밥은 같이 먹어도 대변은 자기 집 뒷간에 가서 대변을 보고 오는 정도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쌀은 소비해서 먹어버리면 끝이지만, 거름은 다시 쌀을 만들어주고 다른 농작물도 잘 자라게 해 주는 생산물인 것이다.

 

다시말해서 농부에게는 거름은 생산을 하게 하는 것이고 쌀은 생산되어 소비하는 것이다. 다 소중하게 중요한 것이다. 그래도 소비보다 생산을 더 중요하게 여긴 농부를 생각하면서 무엇을 더 아껴야 함을 알게 한다. 인색할 정도로 거름을 아끼는 것에서 사람을 사랑하고 하늘을 경외한 경천애인 하는 농부가 되는 것이 지금 우리 현대인에게 생각할 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