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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구리다
우태닝
2016. 6. 19. 23:44
참 구리다
아이일 때는 똥도 이뻤지만
커가면서 왜이리 구린지
태어나자마자 또 냄새도 맞고
방구를 뀌어도 좋기만 했는데
그렇게 사는 게 참 구리다
어쩔 수 없이 구리게 뀌기도 하고
뜻밖에 구린내를 맡기도 한다
이게 사는 것이고
존재가 그렇게 구린 향을 내뿜는다 해도
인간은 생존을 위해 구린내를 피해야 한다
또한 구린 만큼 살아 남는 것이고
구린 존재만큼 기억나게 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구린 만큼 먹고 말하고 일하며 산다
그렇게 생각하고 쓰며 인생을 만들어 간다
참 구리다
사람 사는 냄새가 구리고
사람 사는 그 흔적들도 구리다
그 흔덕에 구린내도 못 찾았을 때도
참 구리다
아무것도 남김없을 때
참 구리다
존재감마저 느끼는 게 없어
참 구리다
구리지 않는 것만큼
빈 공간과 텅 빈 시간이 참 구리다
살아있는 것이 이뻐 보일만큼
참 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