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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아닌 것 같다
우태닝
2018. 2. 17. 16:12
아 이건 아닌 것 같다
설도 추석도 자꾸 여기저기 옮겨가면 단촐하게 되어간다. 그리고 가족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그때그때 맞추며 하다보면 그릇도 접시도 숟가락 젖가락도 딱 정해서 할 때보다 미흡한 점도 생긴다. 음식도 나름 분배를 해서 하지만 조금씩 맛도 음식 방식도 종류도 다르다. 어쩜 이게 우리 가족 명절 특이점이다. 이번 설에는 큰 형수가 하자는대로 했지만 그리 된 것 같지도 않고 고생하심은 언제나 여전하다. 어머니는 이번에 특별난 김치를 세가지나 했다. 그런데 형제 집마다 나눠가지라고 큰 스릇에 담아와 겨우 짜맞춘 밥상을 가득 채웠다. 떡국마저 들고 먹을 판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작은 그릇을 찾아서 담았다. 그리고 떡국을 먹고 새배도 하고 새뱃돈으로 빈털털이가 된 허기와 배속 가득한 더부룩함으로 쿠션에 디비졌다. 윤성빈 금메달 방송이 다다다다하는 소리가 반복해서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이 눈에 들어와 손에 넣어 이리저리 보다가 유럽 새벽이 지나고 유럽 새해를 또 맞았다. 거기에 아침 차례상 사진 한장이 올라와 있다. 어머니도 아직 여자인가 보다. 큰 형수도 예쁜 그릇을 쓰고 싶은 마음을 알게 되었다. 작은 그릇에 볼품없이 덜어 놓고 전은 한번에 뒤집어 담은 밥상! 참 예쁘지 않았다. 그릇 몇 개만 내려놓고 예쁘게 찍은 후에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아무리 사진을 봐도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나도 이 세대에 그리 벗어날 수도 없는데 이 세대와 아직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아이 참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