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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기원과 종말

우태닝 2018. 5. 12. 12:19

 

인류기원과 종말

 

어느 누구도 인류 기원을 알 수 없다. 마치 자신의 엄마 배에서 낳았어도 자신이 엄마 배에서 나오는 순간을 기억을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직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엄마만이 기억할 뿐이다.

 

구태여 죽을 것이면 왜 태어난다는 말인가? 살아도 어떻게 살아도 마찬가지라서 누구와도 다르지 않는 삶을 산다면 뭐하러 구태여 애를 쓰며 살아야한다는 말인가?

 

이른 나이에 삶을 정리하려 죽음의 꿈을 꾸고 꿨다. 인생이란 사는 것이 아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에 연속인 것을

그렇게 기다려도 기다려도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음도 원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만 알게 해 주었다.

 

단 하나의 희망이라도 있었다면

단 하나만이라도

더 이상 간절함이 없을 순간이 너무 빠르게 스쳐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다른 순간이 잊혀져가고 있다

 

마치 꿈에서 깨어서 그 생생한 꿈을 기억하려하지만 이미 삼켜버려 소화된 지난지 오래 된 일용할 양식을 토해내는 것만큼이나 힘들지만, 다시 기억을 찾아 헤매고 싶어진다. 달콤한 그 순간이 연장될 본능으로

 

처음 기억에도 진짜 인류는 어찌 시작되지 모르나 기억하게 만든 그 시작은 인류 종말의 시기이다. 오랫동안은 거인들과 사람들이 같이 살아왔다. 공룡과 도마뱀과 악아처럼 구별될 수도 있는데 구태여 구분할 것 없이 살아왔다.

 

지금 인류와 생긴 것도 먹고사는 것도 다른 것 없이 살았다. 커다란 공룡이 지금 용으로 기억되듯이 거인은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상상 드레곤보다 크다는 상상 그대로 아주 컸다. 공룡들과 함께 살아도 전혀 위험한 것이 없이 두려움도 무서움도 걱정할 것이 없이 살았다. 사람도 거인도 악아도 살고 도마뱀이 살듯이 그리 살았지만 더 자세히 알 필요도 없이 잘 지냈다.

 

그러다 누군가 상상을 했다. 인류는 곧 망할 것이라고. 그 상상은 현실로 다가왔다. 사람 숫자는 점점 줄고 먹을 것도 줄고 공룡들이 서로 싸우고 죽이고 그 죽은 공룡을 먹어뜯듯이 거인도 사람들도 다른 동물들도 사라져갔다. 이 모든 시작은 단 한 사람의 상상으로 시작되었다.

 

인류 기원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듯이 그 누가 이 한 사람이 어디 살고 어디에 속하는 줄도 모르나, 단지 그 한 사람은 춤을 그냥 누군가와 춤을 추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 경계선 밖에서 누구나 아무나 언제든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웃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겼던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함께 춤추기도 어렵게만 되어갔고 또 어느 누군가와는 꼭 같이 춤추고 싶어진다. 그러다보면 누군가와 춤추기가 꺼려지면서 춤을 추지 않게 되고 마침내 같이 춤추는 것을 멀리하다가 우연히 춤을 추게 되면 춤추다가 도망가게 된다. 그 도망간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모두의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무시하여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왜냐하면 춤추는 것을 멈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춤이 멈추면 죽는 것과 같고 인류 종말을 더 빨리 맞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 종말은 이런 상상에서가 아니다. 모두가 다함께 춤추고 노래하면 다같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위해 춤추는 것이 아니면 인류 종말을 맞는 것이 더 낫다고 하는 상상때문에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어느 순간 어떤 곳에도 분명 이런 상상하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모두를 알지도 기억도 다 못하면 다찾아보는 것도 인류기원만큼이나 불가능한 만큼 어려운 고민만 될 뿐이다.

 

그렇지만 거인 종말이 임박해지매도 이를 분명히 아는 소수 생존한 거인 몇 무리가 있었다. 항시 이 상상의 어린 아이와 함께 했던 기억이라면 이 추억만으로 이 거인 모두는 그 큰 키와 긴 걸음으로 자신의 운명을 맞는 종말을 분명 필할 수가 있었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뛰어섰다면 이들 거인들은 단 한명도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여기 남아있는 거인은 모두 그대로 남아 멸종하고 말았다. 이름도 흔적도 하나 남기지 않고 아낌없이 사라져 주었다.

 

마치 어디선가 들었던 아메리카 인디언과 인디오처럼 처참히 숙연한 절망으로 사라졌다. 너무 큰 충격이라 잊혀지려해도 잊을 수조차 없는 것이다. 누군가 이를 듣기만 해도 쉽게는 잊지는 못할 것이다.다 잊어버린 꿈에 대한 기억이지만 이는 너무나 가슴에 새겨져 있어서, 비석에 글씨들은 바람에 깎기고 갈리어 사라져도, 이 생생한 꿈은 잊혀지고 남고 남아 사람에 사람에 전해지고 전해져 사라지지 않는 역사가 될 것이다.

 

만일 거인들이 죽음을 피했다면 그 작은 발소리라도 그 상상의 사람은 꿈에서 깨어나 끔직한 인류 종말을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거인 죽음에 슬퍼하고 위로하듯 죽음에 곡소리 높은 장례는 이 상상의 사람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새로운 인류가 태어나듯 인류종말은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 되었다. 이 인류가 지금 나와 가장 가까운 인류가 되었다.

 

누구와도 어느 때든지 다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함께 하나되듯 웃을 수 있는 인류는 끝나지 않는 것이다. 아직도 인류는 다함께 아니어도 누군가는 아니어도 어떤 사람과는 함께 춤출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 옛날 거인들이 죽어가면서 지켜 주고 싶었던 그 상상의 사람 후예는 아직도 다함께가 아니면 춤을 추지 않으려 한다. 너무 오랫동안 춤을 추지 않아 도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함께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그 오래 전 잊혀진 거인들을 기억하듯이 그 사라진 춤들이 다시 기억하게 될지 모른다. 왜냐하면 이는 가장 큰 본능이기 때문이다.

 

태어나 방긋방긋 웃는 아기도 춤추기를 거부하면 자폐아가 되어 모든 것 잊어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 기원과 종말은 춤에 시작되고 춤이 멈추면 어제든 끝나고 말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 있으니 죽음은 기적이 아니다. 누구나 태어나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했던 춤을 다시 추기 위해서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할 뿐이다.

 

다함께 춤을 출 수가 있다면 죽었던 거인들도 사라진 동물들도 무덤에서 사라진 사람들도 다함께 춤을 출 수 있을 것이다. 최초 인류 종말을 예언했던 상상의 사람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