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위에 갈메기 떼

 

논 위에 갈메기 떼

 

마치 골목길이나 광장 한 쪽에 깡패들이 모여 있어 피하려는 맘이 먼저 들지 모른다

하늘을 날고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은 쫌 표독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생존에는 참 도도하게 거친 바다 위를 날아 다닌다

누구나 생존에는 도도해 보여야 하지 않을까?

계절이 바뀌고 환절기가 되면 바닷물도 바뀌겠지

좋은 먹이감은 좀 더 위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 버렸을 것이다

때마침 뭍에는 모내기를 끝낸 논물 속에는 먹이감들이 여기저기 들어난다

까마귀도 산비둘기도 까치도 참새도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길 양이다

그래도 땅 위에 텃새는 기도 제대로 못펴고 피해줘야 한다

무리에서 벗어난 갈메기도 다른 텃새에 눈치를 보며 피해가야 한다

떼 지어 다니며 얻어지는 프리미엄, 그래서 지불해야 할 필요 비용

바닷가를 벗어나 여기 논 위를 찾아 온 기회 비용을 인정하게 된다

그렇게 논위에 나라비 줄 선 모를 피해 앉아서 얌전히 다소곳한 갈메기 무리들이 똑같은 교복을 입고 짧은 휴식에 여유를 피우고 있는 앙증맞은 여고생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