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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꽃이었으면 좋겠다

우태닝 2019. 5. 27. 15:25

 

그냥 꽃이었으면 좋겠다

 

꽃 중에 안 이쁜 꽃이 있겠는가? 너무 예쁜 곳은 독이 있거나 가시가 있다. 보통 꽃은 바보처럼 남들 좋은 것 다 보여 주고 먹이도 되어주고는 어리석게 사라져 준다. 그러나 곧 새 생명이 다시 시작하고 많은 생명의 연장을 돕는다. 결국 참 이기적이게 생존한다. 이타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 이기심이 모든 자연의 위대함의 본질이다.

 

너무 이기적이게 똑똑한 꽃은 독해져서 독을 남겨 먹히면 죽게하거나 불구를 만들어 놓는다. 다행히 덜 독해야 겨우 살아남을 것이다. 덜 예쁜 꽃은 곧 병든 것을 주거나 자신도 병들어 사라지고 만다. 아니면 새로운 이쁨을 알아 줄 누군가를 기다리게 한다. 그냥 꽃은 누구의 꽃이 되겠지만 말이다.

 

그냥 예쁜 새이었으면 좋겠다

 

아주 예쁜 새는 더 예쁘려고 수없이 많은 장식을 한다. 어느 새는 짝을 만나 새알을 낳지만 다른 새는 새알을 낳지 못한다. 암놈이 예뻐지만 수놈이 알아보질 못하고 다른 암놈에 의해 멀어지기 때문이다. 수놈은 더 예뻐질수록 다른 맹금류의 타겟이 되어 사라지고 만다. 그냥 암놈 새는 가려진 체 깨어난 새끼를 위해 버려진 것처럼 새끼를 키우며 사라진다. 숫놈이 사라진 만큼 암놈과 새끼는 생명의 연장을 맞는다. 다른 숫놈들이 타겟으로 사라져 주기 때문이다. 맹금류는 어렵게 새끼와 암놈을 먹이로 구태여 찾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더 예쁜 암컷은 수놈과 같이 또 다른 먹잇감이 되어 사라져 버린다. 이것은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닌가?

 

꽃이 예뻐 벌들과 같은 곤충에는 먹이가 되어주고 자신의 비슷한 유전자로 새 생명을 주지만, 그냥 먹잇감으로 사라지는 것만으로는 무엇인가 불공평해 보인다. 이는 곧 멸종의 위기를 만들어 놓지 않겠는가?

 

수놈의 과장은 적이나 먹잇감을 유인하거나 후세를 남기는 희생이 된다. 모든 생명체의 생존법이 아니겠나 싶다. 그러나 암놈이 숫놈처럼 하는 것은 참으로 불공평한 소멸을 부른다.

 

만일 숫놈이 암컷처럼 숨거나 가려만 진다면 그 숫놈은 자신의 먹잇감도 잃고 암컷처럼 새 생명도 낳는 것이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는 결코이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그저 이기적이지도 않고 이타적임도 없이 소멸되는 것뿐이다.

 

마치 암수가 한 몸처럼 예쁜 자연을 계속 이어가듯이 이타적인 것이나 이기적인 것은 같은 것이다. 이런 생명력 연장이 아름다는 것이 아닌가? 이런 당연한 것에 기를 쓰고 희생하며 사라지는 것이 진정 이쁜 것이고 그 모습이 예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생명력은 자신의 희생과 누군가의 도움을 주고 받으면 사라져도 다시 이어 살아남는 것이다. 이 예쁜 길을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그게 바보처럼 어리석어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명력이 가장 존귀한 아름다움이다.

 

오히려 똑똑한 척 잘난 척 잘못된 이기주의가 자신뿐 아니라 타인도 불행하게 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자연환경마저 병들게 한다. 그래서 모두가 병들어 언제 오지도 모를 불행만 기다리다 더 큰 불행 속으로 다들 사라지게만 하고 있다. 참으로 애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