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짧고
세월은 길다
하루동안
슬프고 힘들었던 일들
기쁘고 좋아했던 일들
하루가 지나면 그뿐 이다.
매일매일 살아가면
늘 똑같아 보이는 죽은 하루도
매일 다르고 달라도
남다른 특별함에 취한 하루도
아침 이슬이 낮이 되기도 전에
다 말라버리고 저녁에 시들어버림과 같다
하루는 너무 짧고 짧다
세월은 길고 길기만 하다
저 별도 수천 수만년을 달려오고
우주는 광대하고 깊고 깊기만 하다
짧은 하루로 보면 그렇다
우주도 은하도 태양도
잠시 꿈에서 깨어났을 뿐이다.
저 산에 바위 꼭대기도
그렇게 수천년을 버티었다 하나
우주 세월에는 눈 깜짝할 틈도 되지 않는다
인간 삶도
우리 내 삶도
그 동안 내 삶도
잠시 살다가
스쳐가는 눈 빛에 지나지 않는다
자손이 남아도
이름이 남겨도
역사가 되어도
한 우주에 하나의 확률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세월이 길게 느껴질 뿐이다.
이나저나
오늘 하루가 짧은 것만 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