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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권리

우태닝 2015. 4. 16. 08:11

슬퍼할 권리

 

한 부부는 어느 날 갑자기 자기의 어린 자녀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너무나 슬퍼했습니다. 당연한 거지요. 자녀를 잃고 많이 울고 많이 울부짖어 울었어요.

 

아버지는 울음이 났어요. 그러나 슬퍼만 할 수 없었어요. 언제까지 슬퍼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슬픔을 참았어요. 아내가 울어도 참았지요. 또 울어도 울지말라고 하고 슬픔을 참았어요.

 

그리고 일년이 지났어요. 슬피 울던 어머니는 또 울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슬퍼도 또 참았어요.

 

그리고 또 일년이 흘렀고 또 어머니는 울었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아무때나 울지 말래요. 그리고 아버지는 일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아무 낙이 없데요. 혼자 실없이 웃다가 혼자 실없이 울어요.

 

그리고 또 일년이 또 지났어요. 어머니는 또 울다가 잊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웃다가 또 울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오. 그리고 시름시름하다가 죽고말았어요,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더 오래 살았어오.

 

여자 수명이 길어서 어머니는 더 오래 살았을까요?

 

슬퍼하는 나라가 있어요. 슬픔이 있으면 함께 슬퍼하고 기뻐할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뻤어요. 슬퍼하는 나라 사람은 다른 나라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았어요. 그래서 일도 재밌게 하고 지혜도 높아 아주 발달된 나라가 되었어요.

 

슬퍼하지 않는 나라가 있었어요. 슬퍼도 슬픔을 참고 기뻐도 기쁨을 참았지요. 그래서 함께 있는 것보다 다들 혼자 있는 날들이 많아졌어요. 그렇게 슬픈 나라에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개인은 혼자서 슬퍼했고 기쁜 일이 있어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았어요. 언제나 슬퍼하지 않는 나라는 우울하고 잠잠했지요. 병원은 늘고 일하는 사람들은 일하다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사람들은 우둔하고 멍한 모습들로 침체된 나라가 되었다고 해요.

 

나는 슬퍼요. 제게 슬퍼할 권리를 주세요. 슬퍼하는 것에 함께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