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모기와 말 싸움

우태닝 2015. 6. 22. 13:47

모기와 말 싸움

 

언제 잠든지 모르게 깊은 잠이 들었다

누가 열받아 깨우지만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앵 하는 소리가 아닌가?

벌떡 일어나 요 놈을 잡을까 했는데

나만한 모기 놈이 째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누구슈?

난 네가 아까 죽인 모기다

 

그럼 여기는 어디냐?

네 꿈 속이다

 

참으로 진상인 놈이군

네가 더 진상이다

 

뭐라 내가 더 진상이라?

그렇다. 네 놈은 가게 문을 들락거리고 묻기만하고 그냥 나가는 걸 수차례 하는 놈이 아니냐?

 

그런데 왜 네 놈한테 진상이냐?

피를 줄 것처럼 창문 다 열고 피맛 보기 좋게 진열하고서, 왜 피 한 방울도 주지 않느냐?

 

그런 걸이라면 진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색하다고 하는 것이다. 내가 물건을 잘 고르고 합리적 소비를 하는 것은 장사꾼 지혜를 주게 하고, 소비자 중심으로 생산자와 유통하는 자까지 공생하자는 것이다.

참 한 마디하면 열마디 하는 골치아픈 놈이군! 그래 너는 왜 이리도 인색하냐?

 

인색할 것에 인색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네 놈은 내게 뭔 보탬을 준다고 내 피를 거저 먹으려 하느냐?

너는 진정 내 지혜를 모르는구나? 내가 있어 밤낮으로 죽치고 있어 나로인해 네 운동량을 늘려준 것을 모르느냐?

 

헐 벼룩이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소리 그만해라! 네 놈들은 도적떼와 다를 바 없어!

네게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피를 주지도 않으면서 인색하게 말까지 인색하게 자르냐?

 

그래 할 얘기있으면 더 해봐라

내가 네 피를 먹으면서 그냥 가는 줄 아니냐? 네 몸에 붉은 점을 남겨 경각심을 심어주고, 다른 균과 바이러스를 함께 네 몸에 주입해서 네 면역력을 높혀 준다는 걸 아직도 몰랐느냐?

 

네가 나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은 쓸데없는 관심이고, 네가 면역력은 네게서 준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는 뜬 구름같은얘기다. 치사하게 말 길게 하지말고, 네가 내 피를 거저 먹으려는 것이 옳다고 보느냐?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든 모기도 만물의 영장이다. 모두가 위대한 자연에서 나왔거늘 누구는 위대하고 모기는 먹고사는 것을 하찮게 여기는가?

 

모기가 그렇게 대단한 줄은 몰랐구나?

모기는 인간의 존재보다 더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고, 또

 

도적놈 심보가 그리 오래 되었겠지? 모든 동물의 피를 거저 먹는 도적놈 심보가 참으로 길다 못 해 질기다!

앵앵! 참으로 망측한 위인이 아니냐? 저 마다 생존법이 있는 법! 인간은 스스로 뭐 해서 먹고 사느냐? 네 놈들은 식물의 뿌리 줄기 잎과 꽃 열매까지 다 도적질 해서 먹고 살지 않더냐? 온갖 살아있는 동물은 다 잡아먹고 살면서 다른 생존법을 비웃는단 말이냐?

 

거 참 미안하네? 나도 인간이라서 그러네. 내 또한 다른 생명체에 대해 도적놈인질 이제야 깨우쳐내 그려

어허헉 다음부터 말조심 하게. 내가 네 입을 얼마나 물어주고 싶었는지 모를꺼야, 허헛

 

참으로 입이 기네 그려, 더 가까이 가면 사람도 잡고도 말겠어

모기를 이제야 바로 보는군! 모기도 위대한 창조물이고 자연에 다른 존재와 다를 바 없는 귀중한 존재라네. 다 내가 주면 받는 것이 있고, 내가 잃는 것이 있으면 또한 거저 얻는 것이 있지. 그래 내 후손이 오늘 밤에 자네 피를 공양 좀 받아 서로 공존 하려하니 그리 알게나?

 

그렇다고 그냥 내 피를 거저 주지는 않겠오. 가져가려거든 나 몰래 가져 가구려

허허 내 그리 잘 일러 주었거든 이리 자연을 거역하는가?

 

뭐 소리인가? 자네가 자연 법칙에 잘 따르고 있다면 자연이 준 능력껏 내 피를 가져가도록 하고, 나는 자연이 준 능력껏 내 피를 지킬 것이요. 자신 생존법 대로 자기를 지켜 보시게나?

정말 말이 안통하는 양반이구만? 앵앵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