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
아롱다롱 이상한 새가
지붕 위에 모여들었네
뭇 사람들이 다투어 와서 구경하니
놀라서 일어나 갑자기 간 곳이 없네
까닭 없이 천금이 생기면
그 집에 반듯이 재앙이 생기네
하물며 세상에 보기 드문 이 보물을
오찌 오래 빌릴 수가 있으랴
하찮은 한낱 지아비도
죽어지면 사람의 수가 줄어드네
사람은 빗방울처럼 많건마는
이 사람의 죽음은 정말 애달파라
그 사람 쓸개는 둥근 박덩이 같고
그 사람 눈매는 밝은 달 같아라
그 사람 팔뚝은 귀신이 놀고
그 사람 붓끝에는 혀가 돋혔네
남들은 아들에게 전하건만
우상은 그렇지 않아라
혈기는 때가 있어 다했건만
높은 이름은 다함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