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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이용휴

우태닝 2015. 7. 24. 13:50

만사

 

아롱다롱 이상한 새가

지붕 위에 모여들었네

뭇 사람들이 다투어 와서 구경하니

놀라서 일어나 갑자기 간 곳이 없네

 

까닭 없이 천금이 생기면

그 집에 반듯이 재앙이 생기네

하물며 세상에 보기 드문 이 보물을

오찌 오래 빌릴 수가 있으랴

 

하찮은 한낱 지아비도

죽어지면 사람의 수가 줄어드네

사람은 빗방울처럼 많건마는

이 사람의 죽음은 정말 애달파라

 

그 사람 쓸개는 둥근 박덩이 같고

그 사람 눈매는 밝은 달 같아라

그 사람 팔뚝은 귀신이 놀고

그 사람 붓끝에는 혀가 돋혔네

 

남들은 아들에게 전하건만

우상은 그렇지 않아라

혈기는 때가 있어 다했건만

높은 이름은 다함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