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피해 잠시 쉬어 가는 길에
저마다 생존할 이유를 피해 함께 쉴 여유를 갖고 홀로 떠나
순간의 찰라를 놓치면 저승으로 넘어 갈 바닷 속 해변에
콧구멍 안으로 출렁이는 밀물과 썰물의 파도를 타고 넘어
토하듯 뱉어야 할 내 짜고 비린 정체 모를 침들과 이물감들
모래 언덕 위 수박통같은 파도 위에 둥둥 떠서 남모르게들
바닷물 한기와 싸워 이긴 삶의 열정들이 짧고 가는 흐름들
해변과 나란히 십리 물 속을 달리는 오징어 가운데 다리들
오징어 손과 같은 양쪽 손으로 지르러미로 물길을 제쳐가며
달리듯 바닷 속 차고 뜨거운 해류 흐름을 느끼며 달린다
차고 찬 밀물로 마지막 남아 솟아 오른 쇼파처럼 걸터 앉아
어느 새 몰려와 자기 텃새가 된 듯이 몰려와 사는 송사리떼
지친 폭염과 떨린 체온과 맞바꾸며 낡은 모자 밑에 숨어서
졸듯 깨어 모자 틈으로 보이는 해변과 수평선과 푸른 구름
잠시 쉬며 다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에 자족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