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휴식
짧다면 짧은 긴장이
안개 걷히듯 사라지고
산 중턱 바위에 걸터 앉다가
그대로 잠자듯 누워서
녹초가 되어 버린 몸을 느껴본다
희뿌연 아침 안개로 가린 풍경이
여름 내 자란 잡풀을 불에 태우듯이
가을의 희미한 햇볕에 들어난 풍경
멀리만 있던 이야기들이
희미한 기억조차
다시 하나가 되게 해 준다
바로 너가 나이고
내가 바로 너이었다
중천에 뜬 햇쌀에 샤워하며
우리 함께 스치는 가을 한기를
따듯한 이불처럼 덮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