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펄펄 날린다
그녀는 첫눈처럼 반갑게 날렸다
눈이 쌓이고 쌓인다
그녀와 함께 한 순간도 쌓여만 간다
눈길을 걷고 걸었다
뒤돌아 보면 아무 흔적도 없이 걸었다
쌓인 눈을 치우고 또 치우고
그렇게 치워도 그녀만은 계속 남았다
눈 덮힌 거리에 남긴 흔적들
그녀도 나도 걸었던 길들은 점점 녹는다
거리 가장자리 옆으로만 남은 화석들
우리 서로는 만날 수 없이 잊혀만 가는가?
눈은 올 해도 오고 이번에도 온다
몇 해를 지나도 그녀는 녹지도 않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