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나야
원숭이 항아리 사냥처럼
덥썩 잡은 먹이에 걸려들어
빠져 나올줄 모른다
욕심을 버리고
손만 놓으며 빠져 나올 것을
두엄 위에 낼름 올라가
똥파리를 날름 잡아 먹으며
중생들의 미련함을
한탄하지만
정작 자신이 눌러앉은 두엄이
무너질지 모르고 있다
가진 놈은 더 가질 게 없어 포기하고
없는 놈은 벌써 포기해서 아무것도 없다
중간에 어정쩡한 놈이 미련하게
포기할 줄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그게 바로 나다
수없이 포기하고
끝없이 욕심을 버렸다 하나
그게 항상 부족한 게
나 자신이었다
누구나 보면 다 아는 것을
아직도 그런 자신을
나만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