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하늘
길고 긴 밤 동안 비바람 휘몰아쳐 지나간 후에
몸과 마음도 묶어놓았던 것들을 다 풀어헤친 듯
포구에 묶여있던 선박들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공항에 잠든 여객기들이 해방되듯 날아 오르고
지친 여행객의 고단함을 위로해 주듯 반겨준다
싸늘했던 공원에 오가는 사람들 발걸음도 늘고
참고 참아왔던 청춘들의 열정이 놀이터를 늘려놓고
누르고 눌러왔던 가슴들이 봄꽃처럼 활짝 피어난다
길바닥에 바람에 부러져 비에 젖은 쓰레기들 뒹구나
저 하늘만은 아무일 없듯이 익숙한 첫 낯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