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辱
욕은 갑골 상형문자에서 온 것이다. 농기구를 손으로 일하는 모습이다. 열심히 풀을 베는데, 이를 욕을 보게된다는 것이다. 이는 고되고 실익도 그리 없었던 것같다. 곧 풀이 무성하게 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풀도 꼴로 짐승에게 먹이며 좋은 점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욕본다로 위로가 될 수 있다.
여성의 집안이나 노비나 천민, 또는 노예의 값싼 노동이 욕이 아닐까 싶다. 정말 대우 받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피할 수도 없이 떠넘겨진 일이다. 이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거나 넉넉하고도 인정이나 대우가 부럽지않다면 이는 절대 욕이 되지 않을 것이다. 천민과 흑인 노예와 식민지의 강제 노동, 그리고 공장의 노동자, 그리고 현재의 최저임금 노동자와 생계 유지 자영업은 욕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지배층의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 자기를 욕하면 기분 나빠하면서도, 왜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현실에서는 욕을 듣는 것보다 덜 기분나빠한다. 실제 더 기분 나빠할 일인데 말이다. 아마도 자기 스스로 선택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된 것도 아니다. 자기가 당하면서도 당하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욕을 봤으매도 욕인줄도 모르는 것이다.
어짜피 살면서 노동이 필요하고 누군가에 당하고 산다. 그게 욕이기는 하나, 그리 욕이 되지 않는 것이라면 좋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욕 먹고 사는 삶이라면 실익도 없는 것에는 욕보지는 않았으면 한다. 누군가에 의해 착취를 당했어도, 그게 마땅히 보람처럼 느껴진다면 모를까? 그러나 점점 현실은 그런 보람도 갖기도 어렵다. 서로 욕보이고 욕을 하면서 사는 현대의 모습은 농사와 거리가 멀기에 혼돈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만 느껴진다.
이도 참 욕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