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나는 가끔 한국사람을 만난다. 나도 한국사람이고 한국에서 살지만, 실상은 한국사람을 그리 만나질 못한다. 너무 낯선 한국 삶이다. 더욱 이럴 것만 예상한다. 그러다 가끔 소식도 듣고 어느 순간 한국 사람이라 느낄 때가 있다. 마치 외국에서 만난 고향 사람처럼. 어쩌면 한국 사람은 신화 속에 전설 속에 이야기 속에서나 잠시 만날 수 있는 것같다. 더욱 살아가는 것이 낯설수록 고향은 멀어지고 한국 사람과 이별은 더욱더 반복되는 것 같다. 나이를 먹어서도 그렇지만, 세월따라 방랑하는 집시처럼 여기저기를 떠돌게 된다. 가끔은 외국인을 통해서 한국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가끔 한국 사람 음악에서 만나기도 한다. 이런 내 모습에서도 내 자신이 외국인처럼 느낄 때가 많아졌다. 내가 보고 느낀 한국 사람은 아마도 꿈에서 본 것 같다. 그리고 깨어나면 잘 기억할 수 없다가 어느 순간 스치는 모습에 갑자기 한국 사람임을 느낀다. 사라진 기억이 되살아나듯 아련히 또 사라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