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덮고서
길거리 화단에 뒤집어 누워
하늘을 보니 나무에 가린 모습이다
누가 보면 노숙자인가 하겠다
나는 길 위에 눕지 않아요
하늘을 덮고 있는데
나무가 좀 가린 것뿐이요
나무는 가린 적 없다 하고
하늘은 날 덮어 준 적 없다 한다
나무 네가 여기 이리 잘 있어줘서
때론 멈추고 싶고 서있고 싶어진다
나무 덕에 나무 그늘에 앉다보면
잠시 눕고 싶은 것은 누구나 인지상정이야
한 해 중에 하늘을 볼 날이 며칠이나 될까?
겨우 이리 하늘을 덮고 있을 날은
더더욱 적은 기회다! 또한
너 하늘을 덮고 누울 사람도
그리 많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하늘을 덮는 것은 땅보다
하늘을 더 가깝게 하고푼 것이다
이런 마음을 너도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