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모기 파리보다 바퀴벌레가 더 힘들게 했던 것같다. 모기약은 지난 해에 사두었던 것을 쓰지도 않고 지나갔고, 오히려 모기 파리 스프레이 중에서 바퀴벌레 스프레이를 찾아달라 하니, 저 뒤에서 따로 모아 팔던 딱 하나만 남은 스프레이로 밤마다 바퀴벌레와 싸웠다. 물론 내가 방심한 결과이다. 무더위가 심하면 정말 모기가 사라지나? 그런데 바퀴벌레는 이 악조건에서도 살아남는다. 아니 이 못난 인간의 극성스런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 바퀴벌레! 참 생명력은 바퀴벌레마냥 독해야겠다. 몇 주내 그만 둘 것같은 직장에서 아직도 다니니, 나도 생명력은 있는 것이다. 어젯 밤에는 바퀴벌레를 두마리밖에 못잡았다. 그사이 이집을 다 떠난 것인지, 아침에도 보이지 않았다. 몇 주전에 산 스프레이도 거의 다 썼다. 이 보이지 않는 바퀴벌레의 존재감! 나도 이존재감이고 싶다. 나는 네가 원치 않아도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정 그러면 다른 곳에서 정착하고 살아남으리라. 바퀴벌레같은 내 인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