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제점이지요. 내가 오이를 참 좋아하니, 남이 오이를 싫어할 것이라는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어찌 오이를 싫어하지? 정말 쉽게 이해가 안갈 정도이다!
그런데 누가 '수박'이라고 비난조로 사용하는 것이다. 무슨 뜻이지?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 답이 없다 그러다 얼마 지났는데 또 누가 수박이란 말을 또 쓰는 걸 읽었다. 대체 뭐지? 다른 일에 그냥 지나갔다 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한참 헨드폰을 만지고 있다가 헐 또 졸고 있다가 한참을 또 핸드폰질을 하고 말았다 이런 지웠던 유튜브 앱을 다시 설치하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독인가 헐 유튜브질을 하더니 또 sns질까지 하고 있네 이러면 안되지 헐 또 포털을 뒤지고 있네 그리고 댓글 달고 열심히 글을 써서 내 계정 여기저기에 붙혀놓았다 이제 핸드폰을 놓아도 될 것 같았은데 '수박하다'에 또 꽂혔다! 난 수박 겉만 핱는 걸 정말 싫거든 뭘 하려면 박을 깨서 수박으로 내 배를 다 채워야 아 먹은 것 같지 먹다가 머리가 핑 돌게 수박을 냉장고에 식혀놓고 큰 쟁반에 놓고 예쁘게 썰어 긴 접시에 놓고 하나씩 먹던가 아니며 쇠숟가락으로 막 퍼먹던가 해야지 그러고 보니 나는 혼자서도 잘먹고 산다 혼자서도 잘놀고 크.
그런데 오이하다는 뭐야? 나는 오이 냄새마저 좋다 오이 비누는 짱 좋아한다 오이를 탁 부러트리면 쳐나오는 이 오이향이 향긋 샹큼 톡톡 시원함 산에 오르다 땀을 빼고 오이로 갈증해소는 이 오이 맛은 그냥 시원한 상쾌함이다 모든 먹는 맛은 혀가 아닌 씹는 맛이다 오이만큼 씹어먹기 좋은 것은 없다 딱 오이정도 단단한 강도가 날 오이를 잡아 내 입에 쳐넣게 한다 딱 부러지는 맛에 우그적우그적 좀 개걸스럼 어떠냐 먹어버리면 밥 반찬으로 준비해 놓은 걸 미리 먹어치우면 혼날 수도 있고 눈치밥을 밥먹기 전에 먹을 수 있으나 오이철에는 넉넉함에 손이 가도 되는 특권까지 내게 주는 야채다 특히 여름철 비빔밥에 콩나물과 오이채는 없으면 안될 입속에서 상큼하게 부서지는 맛을 준다 여름에 냉면 쫄면 위에 녹색과 흰색은 시원한 맛도 보게 해 준다 학창시절 독서실에서 먹고자다보면 졸립다 그럼 찬물에 세수를 하면 잠에서 벗어나고 싶어진다 이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은 것은 오이비누로 세면을 하는 것이다 푸아아핫 푸풋 뽀드득 물기를 딱아도 남은 풋풋한 향 오이냄새 왜 이 냄새가 날 때는 기분이 좋을까 그냥 개인적 취향이 되고 말았다 가끔 이발소 냄새가 날 때 심리상태가 뭐였더라 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 사과 냄새가 나면 뭐라고 했는데 아 그때 내가 꼭 심리학을 연구하면 오이냄새에 대해 연구해서 심리학 책으로 남들과 함께 공부도 하게 했으면 했었다 그런데 이 오이가 호불호가 분명하다고? 왜 싫지? 도저히 ...... 오이 씹을 때가 싫단다 좀 미끈거린다고 좀 쓰다고 응 뭐지 좀 쓰다면 오이를 좀 빨리 따서 먹으면 써 아님 오이 꼭지 근처가 좀 쓸 때가 있지 꽃이 떨어진 꽁지는 그런 쓴 맛은 거의 없지 뭐 거기도 쓰다고 나는 혹시나 해서 거의라고 했는데 사실 전혀 안 써 '좀 쓰다고' 좀 예민하구나 난 참 이런 거짓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무슨 쓰다고 입맛이 없으면 뭐든지 써 먹기 싫으니 별 어거지를 다 쓰네 나도 빨리 따서 파는 쓴 오이는 싫어 또 늙은 오이가 싫어 흐물흐물 미끌미끌 아 이런 미끌이 싫다고 한 건가? 수박껍데기 김치같지? 반대로 그럴 수 있지 오이지 잘못 담그면 오이가 참 흐물흐물 녹아버리지 정말 기분 나빠 다 버리고 싶지 그런데 신선하지 않은 것이라 싫다면 이해가 가는데 오이도 품종이 달라서 내가 좋아하는 오이는 바로 따서 씻으면 먹지만 그렇지 않은 오이도 있어 놀랐기도 했지 군대에서 고참이 비누를 오이비누로 섰었지 군대에서 그냥 복숭아색 세면비누를 주는데 왕고참은 오이색 비누를 사서 쓸 수 있어서 부러웠었다 또 줄을 잘 서면 아니 힘이 있는 졸따구도 쓸 수 있었다 나도 사서 썼었다 또 배급으로 오이비누도 나왔다 그런데 내가 좋아했던 그 비누가 맞아 군대는 짝퉁만 주나 줄려면 좀 제대로 된 것 좀 주라 뭐 그냥 이름만 오이비누야 뭐라 오이비누에서 오이 냄새가 안난다고? 그래 나는 내 감각을 모아 비누 냄새를 맡아보았다 냄새가 '흡'흡' 나는데 오이냄새가 나 봐 맡아봐! 흡 안나잖아요! 안 난다고! 나만 예민한가? 제대할 때까지 남아도는 오이비누를 넉넉히 쓰고 제대도 했다 사람마다 미각도 다르고 후각도 다르지 사람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다를 수 있지
그러고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인데 남이 싫어하는 것일 수 있다 난 이런 걸 그리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또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그런 날 잘 이해를 못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래 인정은 하나 정말 그런 것인지 그저 내 상상일 뿐이다 내 감각에 신경세포를 연결해서 이어폰처럼 함께 나눠 둘만은 같이 느낄 수 있었으면 할 때도 있다
거리에서 길 모퉁이에서 다함께 듣던 노래가 거의 사라졌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많아지고 그에 대한 입장이 달라서 결국 함께 크게 틀어놓고 듣기는 어려워졌다 잔잔한 클래식은 어떤 목적상 작게 틀어놓기도 하다 서로 무슨 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아마도 오이맛은 이런 맛같다 약하고 잔잔한 맛 누군가에게는 그게 크게 들리는 것 같은 차이 같다 아 그 예전 어린 학생이 그냥 하얏 오이에서 쓴맛이 났다고 한 것처럼 누군가에는 느껴지는 것이 있는 것이다 어쩜 그 학생과 내가 너무 다른가 했는데 이제보니 나와 뭐가 통할 것 같을 때도 있네 오이가 바스러지는 냄새가 팍 튀네